생명권또다시 되풀이된 비극, 우리가 막아야 할 일들 - 무안공항 참사에 부치는 글

관리자
2025-01-23


또다시 처참한 사고가 발생했다. 이번 제주항공 참사로 179명의 소중한 생명이 세상을 떠났다. 중상을 입은 두 생존자의 빠른 회복을 기원하며, 돌아오지 못한 희생자들과 유가족들께 깊은 애도를 표한다.


이 비극은 갑작스러운 재난이 아니다. 산업재해와 관련된 하인리히 법칙에 따르면, 대형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는 이미 수많은 경미한 사고가 일어난다. 제주항공을 비롯한 저가항공사들이 무리한 운항과 정비 부족으로 심각한 고장 소견이 자주 발견되었다는 사실은 경고 신호였다. 실제로 1년 전 정비사가 블라인드에 올린 고발 글은 이 참사가 예견된 비극임을 방증한다.


ⓒ성찰과성장 (AI 이미지)


사고 원인으로 조류 충돌(버드 스트라이크)이 지목되었지만, 전문가들은 단순히 조류 충돌만으로 항공기가 추락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한다. 대부분의 여객기는 이러한 상황에 대비해 다중 안전 시스템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사고는 안전 불감증과 정부 및 기업의 관리 소홀이라는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된 인재(人災)라 할 수 있다.


우리는 세월호 참사, 대구 지하철 화재, 이태원 압사, 삼풍백화점 붕괴 등 수많은 사회적 참사를 통해 너무나 많은 생명을 잃어왔다. 그때마다 “안전한 나라에서 살고 싶다”고 외쳤지만, 대한민국은 여전히 안전하지 않다. 기본적인 스프링클러조차 설치되지 않아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로 수십 명이 목숨을 잃었고, 하청 구조 속에서 구의역 스크린도어를 정비하던 청년 노동자는 제대로 보호받지 못한 채 희생되었다.



ⓒ성찰과성장 (AI 이미지)


이 모든 비극은 노동자와 국민의 안전보다 기업의 이익과 경제 성장을 우선시하는 현실에서 비롯된다. 더 많은 이익, 더 높은 생산성을 향한 무책임한 질주는 우리 사회 곳곳에 피와 눈물을 남기고 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분명하다. 반복되는 희생을 막기 위해 철저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더불어, 시민들의 관심과 연대는 이러한 변화를 이루는 원동력이 된다. 비상식적인 내란 행위를 막아낸 시민들의 용기처럼, 참사 앞에서도 우리는 함께 슬퍼하고 분노하며 행동해야 한다.


변화는 더디고 때로는 퇴보하는 것처럼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최악으로 가는 길만큼은 막아야 한다. 기업의 이익과 생산성에 밀려 더 많은 국민과 노동자가 희생되는 일을 방치할 수 없다. 우리가 더 안전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움직일 때, 비로소 비극의 악순환을 끊을 수 있다.


나는 더 많은 시민들과 함께하고 싶다. 사회적 참사를 외면하지 않고, 내가 있는 자리에서 힘을 보태는 일이야말로 더 나은 세상을 향한 시민으로서의 책임이라고 믿는다. 희생자들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 그리고 다시는 이러한 참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우리는 지금 이 자리에서 시작해야 한다.

 




작성: 김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