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당신은 어떤 이야기를 들으며 살고 싶은가요?

김설
2023-07-18



나는 글쓰기에 재능 있는 사람은 아니다. 기억력이 좋지도, 박학다식하지도 않다. 잘 쓰려면 많이 읽고 많이 쓰는 게 기본 중의 기본이라는 데, 많이 읽지도 않고 그마저 읽는 분야도 편협하다. 주로 에세이, 심리, 철학 위주로 읽는다. 하기 싫은 일엔 젬병이라는 걸 알아서 나는 내 취향에 항상 의문이었다. 나는 왜 남들이 재밌다는 판타지나 소설에 끌리지 않는 걸까... 

 


‘책을 좋아하는 것치고는 소설을 많이 읽지 않는다, 자신은 다독 가라기 보다 문장 수집가로, 서사보다 문장을 탐한’다며 자신을 소개하는 은유 작가 글을 읽고 무릎을 쳤다. 내 이야기였다.   남들이 재밌다는 소설보단 시집이나 잠언 같은 아포리즘을  좋아하던 이유를 이제야 알았다. 난 자극적인 이야기보다 마음에 날카롭게 박히는 문장에 매혹되는 사람이었다. 


 

나는 글쓰기에 재능 있는 사람은 아니다. 기억력이 좋지도, 박학다식하지도 않다. 잘 쓰려면 많이 읽고 많이 쓰는 게 기본 중의 기본이라는 데, 많이 읽지도 않고 그마저 읽는 분야도 편협하다. 주로 에세이, 심리, 철학 위주로 읽는다. 하기 싫은 일엔 젬병이라는 걸 알아서 나는 내 취향에 항상 의문이었다. 나는 왜 남들이 재밌다는 판타지나 소설에 끌리지 않는 걸까... 

 

‘책을 좋아하는 것치고는 소설을 많이 읽지 않는다, 자신은 다독가라기 보다 문장 수집가로, 서사보다 문장을 탐한’다며 자신을 소개하는 은유 작가 글을 읽고 무릎을 쳤다. 내 이야기였다.   남들이 재밌다는 소설보단 시집이나 잠언 같은 아포리즘을  좋아하던 이유를 이제야 알았다. 난 자극적인 이야기보다 마음에 날카롭게 박히는 문장에 매혹되는 사람이었다. 



나는 좋아하는 작가가 별로 없는데, 애초에 아는 작가가 몇 없다. 많이 읽어보지 않은 탓이다.  나의 최애 작가 리스트는 짤막하다. 그 리스트에 오른 사람이 있으니, 바로 은유 작가다. 


나는 은유 작가 글이 좋다. 그녀의 글에선 사골곰탕같이 진하게 우려낸 찐한 살 내음이 난다. 삶을 떠난 빈 글을 경계한다는 말을 증명하듯 지극히 삶에 기반한다. 직접 살아낸 경험에서 우러나온 농익은 말들만 쓴다. 더불어 그의 글은 따스하다. 사람과 세상을 아끼는 마음이 절절히 묻어나있다. 


그는 아픔과 고통스러운 현실을 피하지 않는다. 그리고 함께 한다. 성폭력 피해 여성들과의 글쓰기 수업을 진행해오기도 하고, 산업 재해로 목숨을 잃은 한 청년의 죽음을 기록하여 <알지 못한 아이의 죽음>이란 책을 내기도 했다. 타인의 고통스러운 순간과 아픔에 젖어들고 이를 곱씹어 글로 토해내기까지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을 터. 어렵고도 책임감이 막중해지는 일에 나서는 모습에 호감을 넘은 존경심이 생긴다. 



얼마 전 비슷한 작가를 발견했다. 정혜윤, 그의 신간 <슬픔 세상의 기쁜 말>을 읽고 있다. 작가 만난 다양한 사람과 삶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세상이 우러러보는 자가 아니다. 어부, 늦깎이 학부생 등 지극히 평범하거나 관심보다 무관심에 더욱 자주 노출될 확률이 높은 자들이다. 하지만 그들의 삶은 작가에게 울림을 주었고 이를 글로 담았다. 그중 한 어부를 소개한다. 그는 어부지만 물고기에게 미안해하며 회를 먹지 않고, 물고기 눈을 바라보며 아름답지 않냐 말한다. 생명의 소중함과 아름다움을 아는 자였다. 

 

나는 작가보다 그들의 삶의 태도와 시선에 반했다고 할 수 있다. 어떻게 살고 싶은가,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태도가 멋있다. 닮고 싶다. 그들은 지극히 일상적이고 평범함 속에서도 의미와 아름다움을 발견한다. 


누구에게서든 배울 줄 알고, 어느 상황에서도 깨우칠 줄 아는 사람, 자연과 사람을 품고자 하며 나를 넘어서 타인과 세상을 위할 줄 아는 사람, 자연의 아름다움을 알아챌 줄 아는 순수함과 저마다 지닌 고유한 가치를 발견하는 눈을 가진 사람.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삶을 떠난 빈 글을 경계하게 되었다.

- 은유 작가의 <쓰기의 말> 중 - 



 


나는 좋아하는 작가가 별로 없는데, 애초에 아는 작가가 몇 없다. 많이 읽어보지 않은 탓이다.  나의 최애 작가 리스트는 짤막하다. 그 리스트에 오른 사람이 있으니, 바로 은유 작가다. 



 나는 은유 작가 글이 좋다. 그의 글에선 사골곰탕같이 진하게 우려낸 찐한 살 내음이 난다. 삶을 떠난 빈 글을 경계한다는 말을 증명하듯 지극히 삶에 기반한다. 직접 살아낸 경험에서 우러나온 농익은 말들만 쓴다. 더불어 그의 글은 따스하다. 사람과 세상을 아끼는 마음이 절절히 묻어나있다. 



그는 아픔과 고통스러운 현실을 피하지 않는다. 그리고 함께 한다. 성폭력 피해 여성들과의 글쓰기 수업을 진행해오기도 하고, 산업 재해로 목숨을 잃은 한 청년의 죽음을 기록하여 <알지 못한 아이의 죽음>이란 책을 내기도 했다. 타인의 고통스러운 순간과 아픔에 젖어들고 이를 곱씹어 글로 토해내기까지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을 터. 어렵고도 책임감이 막중해지는 일에 나서는 모습에 호감을 넘은 존경심이 생긴다. 


 



우리 존재는 우리가 무엇을 하느냐만큼이나 

우리가 무슨 이야기를 들었고 무엇을 상상하느냐에도 달려 있다. 

정혜윤 작가의 <슬픈 세상의 기쁜 말> 중





얼마 전 비슷한 작가를 발견했다. 정혜윤, 그의 신간 <슬픔 세상의 기쁜 말>을 읽고 있다. 작가 만난 다양한 사람과 삶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세상이 우러러보는 자가 아니다. 어부, 늦깎이 학부생 등 지극히 평범하거나 관심보다 무관심과 무시에 더욱 자주 노출되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들의 삶은 작가에게 울림을 주었고 이를 글로 담았다. 그중 한 어부를 소개한다. 그는 어부지만 물고기에게 미안해하며 회를 먹지 않고, 물고기 눈을 바라보며 아름답지 않냐 말한다. 생명의 소중함과 아름다움을 아는 자였다. 

 


나는 작가보다 그들의 삶의 태도와 시선에 반했다고 할 수 있다. 어떻게 살고 싶은가,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태도가 멋있다. 닮고 싶다. 그들은 지극히 일상적이고 평범함 속에서도 의미와 아름다움을 발견한다. 



누구에게서든 배울 줄 알고, 어느 상황에서도 깨우칠 줄 아는 사람, 자연과 사람을 품고자 하며 나를 넘어서 타인과 세상을 위할 줄 아는 사람, 자연의 아름다움을 알아챌 줄 아는 순수함과 저마다 지닌 고유한 가치를 발견하는 눈을 가진 사람.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아주 서서히 글을 쓰는 목소리를 찾아냈다. 

지적이고 공정하며 이성적인 누군가의 목소리였다. 

그 목소리는 나의 것이 아니었다. 

그보다는 내가 되고 싶은 사람의 것이었다. 

트레이시 키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