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글을 씁니다.
별 일이 없다가 처음으로 1시간 반짜리 강의가 들어와서, 시간이 있을때 마다 정성스럽게 ppt를 만드느라 글쓰기를 미뤄뒀습니다.
오늘은 『일을 되찾자: 좋은 시간을 위한 공동자원체제의 시각』 chapter 3 노동사회의 형성에 대해 이야기드리겠습니다.
'노동사회'와 '노동중심성'. 알듯말듯한 단어들입니다
.3장에서는 노동사회가 무엇이고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얘기해줍니다. .
노동사회란 모든 이에게 노동이 의무로 부과되고, 임금을 받지않는 노동은 부차적인 것으로 취급되는 사회를 말합니다.
저는 이 정의에서 '임금을 받지 않는 노동은 부차적'이라는 말이 와닿았습니다. 그러한 대표적인 노동은 돌봄노동일 것입니다. 집안일, 육아, 어르신 돌봄 등 임금을 받지 않은 자들이 하는 돌봄은 아직까지도 별거 아닌 노동으로 취급되니까요.
노동사회가 만들어진 가장 큰 이유는 많은 사람들이 생산수단을 잃어 자급자족이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인클로저라고 아시나요? 가난한 자들에게 있어서 함께 사용하는 '공용지'는 매우 중요한데요, 인클로저는 이 공용지에 영주나 귀족들이 울타리를 세워서 자기 것으로 만들었던 사건을 말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일제강점기 때 토지조사사업으로 이와 비슷한 일이 발생했었죠. 모두가 함께 쓰는 땅을 '누군가의 소유'로 정해야 한다고 해서 그 땅이 양반의 소유가 되어버리기도 했습니다. 요즘은 많은 사람들이 함께 사용하는 공적인 모든 것을 사유화하는 상황들을 인클로저라고 부르기도 해요.
여하튼, 인클로저로 생산수단을 잃은 사람들은 누군가에게 고용되어야 먹고 살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임금노동자가 탄생하였죠. 이들은 자신이 사용할 물건을 만드는 것이 아닌, 다른 사람들이 사용할 물건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일하면서 받은 임금으로 생계를 유지했습니다. 노동은 '임금을 벌어들이는 수단'이 되어버렸습니다.
'임금'이 생계수단이 되어버리자 사람들은 '임금'을 벌지 못하는 노동을 무시하거나 피했습니다. 함께 하는 노동보다 혼자 좋은 곳에서 일하면서 임금을 많이 받는 것이 최고였습니다. 가사 노동은 부차적인 것이었어요. 왜, 예전에는(혹은 지금도..?) 가족 중에 일하는 사람(대부분 남성)이 가사노동을 하는 사람(대부분 여성)한테 "나는 밖에서 열심히 일하고 너는 집에서 놀고먹으면서.왜 이리 불만이 많냐"라는 식의 말을 많이 했잖아요?
'임금'이 있어야만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이러한 시스템은 자본이 권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입니다. 자본은 누군가를 고용함으로써 몸집을 키우는 한편, 임금을 통해 화폐를 사람들에게 분배합니다. 임금이 생계 수단이니, 사람들은 자본에 의존할 수 밖에 없고, 이에 따라 국가도 국민의 안전을 위해 자본의 생산을 지원합니다.
임금의 획득이 중요해졌기 때문에 고용은 절대적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고, 그 결과 노동문제=임금노동문제=고용문제가 되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정부가 '고용확대'만 중요시 했습니다. 초기 산업재해 관련 법은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닌 사후 기업의 비용을 줄이기 위한 법이었습니다. 정부는 산업이 발전하면서 발생하는 노동자의 희생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교육 기관은 회사에서 일을 잘 할 수 있는 사람을 키우는 곳이었습니다.
70년대 후반부터 대기업 중심의 산업구조가 형성되었습니다. 대기업은 중소기업에 하청을 줌으로써 중소기업의 기술과 노동력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습니다. 대기업은 '갑', 중소기업은 '을'이었기 때문에 대기업이 비용을 줄이기 위해 단가를 낮추면, 그로 인한 고툥은 제일 밑에 있는 소규모 제조업체 소속 노동자에게 집중되었습니다.
80년대를 지나면서 저임금 노동자와 고임금 노동자 간 격차가 커졌습니다. 공식적인 노동(정규직)과 비공식적인 노동(비정규직)이 나뉘기 시작했습니다. 노동자 간 격차가 확대되었고, 안정적인 일자리가 흔들리기 시작했지만 90년대 말 외환위기가 발생하기 전까지, 30년간 고용과 '노동하는 국민'은 사람들에게 '정상적인 상태'로 인식되었습니다. 즉,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사람이라면 성인이 되었을 때 당연히 고용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는 것입니다.
다음은 연공서열과 중산층에 대한 내용입니다.
요즘 젊은 세대 사이에서 연공서열에 대한 부당함을 얘기하는 사람이 많은데요, 사실 연공서열은 이런 노동사회를 받아들일 수 있게 해주는 제도였습니다.. 기업에 오래 다니기만 하면 월급과 직급이 오르니 기업이 부당한 요구를 해도 참고 견디었던 것이죠. 기업은 노동자들에게 있어서 삶의 중심이 됩니다.
그리고 산업화와 민주화로 일부 노동자들은 중산층이 됩니다. 과거에는 임금을 모아 집을 구입할 수 있었고, 사람들은 이를 통해 부를 축적했습니다. 국가가 성장함에 따라 자신의 부도 증가 하니, 그들은 국가의 발전, 기업의 발전을 곧 자신의 발전으로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모두가 임금노동을 해야만 하는 노동사회. 이 노동사회의 폐해로 책은 세 가지를 얘기합니다.
첫번째는 배금주의로 '돈'이 최고다라는 사고가 팽배해진 사회를 말합니다. 가지고 있는 돈의 양에 따라 강자와 약자를 나누고, 돈과 관련 없는 관계는 믿을 수 없는 관계가 되어버리죠. 예전에 그런 기사들 본 적 있을 거에요. 어린 아이들이 본인이 살고 있는 아파트, 면적 등으로 서로의 계급을 나누고 차별한다는 기사말입니다. 대표적인 배금주의 현상이 아닐까 합니다.
두번째는 저임금 장시간 노동구조 입니다. 우리나라 노동시간이 OECD 국가 중 1위인 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일 거에요. 워라벨을 중시하는 젊은 세대는 그렇지 않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오래 일하는 것을 미덕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퇴근시간이 되면 땡 하고 일어나는 직장 동료를 안좋게 쳐다보는 사람도 많죠. 이렇게 장시간 노동을 하게 되는 사람들은 자유시간을 단편적으로만 사용하게 됩니다. 자유시간이 적으니 유튜브 쇼츠를 보고 하루가 끝나는 거에요. 친구를 만나서 논다거나, 읽고 싶은 책을 읽는다거나, 여행을 간다거나 이런 건 상상할 수 없는 것이죠.
세번째는 노동과 꿈이 분리된다는 것입니다. 노동력을 판매하는 것, 즉 임금노동자가 되는 것은 생계를 위해서 하는, 어쩔 수 없는 선택입니다. 고용되지 않으면 죽을 수도 있다는 두려움을 갖게 되고, 그 결과 기업이 원하는 노동자가 되기 위해 꿈을 포기하는 것이죠. 책에 이런 문장이 나옵니다. "임금노동자는 노동에 투입되는 에너지 뿐만 아니라 자기이상과 분리된 노동을 관리할 에너지를 끌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임금노동자는 소진된다" 하루 종일 꿈을 억누르고 노동을 하는 것도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3장은 우리가 출퇴근을 하면서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말합니다. 장시간 노동과 꿈과 괴리된 노동. 그리고 이를 알면서도 참아야 하는 상황.
이 문제를 해소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책은 뒤에서 대안을 이야기합니다. 그 대안은 아마도 자본주의 구조를 바꾸는 것이겠지요. 궁금하신 분들은 계속 지켜봐 주세요!
이상으로 3장 발제를 마치겠습니다.
오랜만에 글을 씁니다.
별 일이 없다가 처음으로 1시간 반짜리 강의가 들어와서, 시간이 있을때 마다 정성스럽게 ppt를 만드느라 글쓰기를 미뤄뒀습니다.
오늘은 『일을 되찾자: 좋은 시간을 위한 공동자원체제의 시각』 chapter 3 노동사회의 형성에 대해 이야기드리겠습니다.
'노동사회'와 '노동중심성'. 알듯말듯한 단어들입니다
.3장에서는 노동사회가 무엇이고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얘기해줍니다. .
노동사회란 모든 이에게 노동이 의무로 부과되고, 임금을 받지않는 노동은 부차적인 것으로 취급되는 사회를 말합니다.
저는 이 정의에서 '임금을 받지 않는 노동은 부차적'이라는 말이 와닿았습니다. 그러한 대표적인 노동은 돌봄노동일 것입니다. 집안일, 육아, 어르신 돌봄 등 임금을 받지 않은 자들이 하는 돌봄은 아직까지도 별거 아닌 노동으로 취급되니까요.
노동사회가 만들어진 가장 큰 이유는 많은 사람들이 생산수단을 잃어 자급자족이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인클로저라고 아시나요? 가난한 자들에게 있어서 함께 사용하는 '공용지'는 매우 중요한데요, 인클로저는 이 공용지에 영주나 귀족들이 울타리를 세워서 자기 것으로 만들었던 사건을 말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일제강점기 때 토지조사사업으로 이와 비슷한 일이 발생했었죠. 모두가 함께 쓰는 땅을 '누군가의 소유'로 정해야 한다고 해서 그 땅이 양반의 소유가 되어버리기도 했습니다. 요즘은 많은 사람들이 함께 사용하는 공적인 모든 것을 사유화하는 상황들을 인클로저라고 부르기도 해요.
여하튼, 인클로저로 생산수단을 잃은 사람들은 누군가에게 고용되어야 먹고 살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임금노동자가 탄생하였죠. 이들은 자신이 사용할 물건을 만드는 것이 아닌, 다른 사람들이 사용할 물건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일하면서 받은 임금으로 생계를 유지했습니다. 노동은 '임금을 벌어들이는 수단'이 되어버렸습니다.
'임금'이 생계수단이 되어버리자 사람들은 '임금'을 벌지 못하는 노동을 무시하거나 피했습니다. 함께 하는 노동보다 혼자 좋은 곳에서 일하면서 임금을 많이 받는 것이 최고였습니다. 가사 노동은 부차적인 것이었어요. 왜, 예전에는(혹은 지금도..?) 가족 중에 일하는 사람(대부분 남성)이 가사노동을 하는 사람(대부분 여성)한테 "나는 밖에서 열심히 일하고 너는 집에서 놀고먹으면서.왜 이리 불만이 많냐"라는 식의 말을 많이 했잖아요?
'임금'이 있어야만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이러한 시스템은 자본이 권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입니다. 자본은 누군가를 고용함으로써 몸집을 키우는 한편, 임금을 통해 화폐를 사람들에게 분배합니다. 임금이 생계 수단이니, 사람들은 자본에 의존할 수 밖에 없고, 이에 따라 국가도 국민의 안전을 위해 자본의 생산을 지원합니다.
임금의 획득이 중요해졌기 때문에 고용은 절대적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고, 그 결과 노동문제=임금노동문제=고용문제가 되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정부가 '고용확대'만 중요시 했습니다. 초기 산업재해 관련 법은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닌 사후 기업의 비용을 줄이기 위한 법이었습니다. 정부는 산업이 발전하면서 발생하는 노동자의 희생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교육 기관은 회사에서 일을 잘 할 수 있는 사람을 키우는 곳이었습니다.
70년대 후반부터 대기업 중심의 산업구조가 형성되었습니다. 대기업은 중소기업에 하청을 줌으로써 중소기업의 기술과 노동력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습니다. 대기업은 '갑', 중소기업은 '을'이었기 때문에 대기업이 비용을 줄이기 위해 단가를 낮추면, 그로 인한 고툥은 제일 밑에 있는 소규모 제조업체 소속 노동자에게 집중되었습니다.
80년대를 지나면서 저임금 노동자와 고임금 노동자 간 격차가 커졌습니다. 공식적인 노동(정규직)과 비공식적인 노동(비정규직)이 나뉘기 시작했습니다. 노동자 간 격차가 확대되었고, 안정적인 일자리가 흔들리기 시작했지만 90년대 말 외환위기가 발생하기 전까지, 30년간 고용과 '노동하는 국민'은 사람들에게 '정상적인 상태'로 인식되었습니다. 즉,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사람이라면 성인이 되었을 때 당연히 고용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는 것입니다.
다음은 연공서열과 중산층에 대한 내용입니다.
요즘 젊은 세대 사이에서 연공서열에 대한 부당함을 얘기하는 사람이 많은데요, 사실 연공서열은 이런 노동사회를 받아들일 수 있게 해주는 제도였습니다.. 기업에 오래 다니기만 하면 월급과 직급이 오르니 기업이 부당한 요구를 해도 참고 견디었던 것이죠. 기업은 노동자들에게 있어서 삶의 중심이 됩니다.
그리고 산업화와 민주화로 일부 노동자들은 중산층이 됩니다. 과거에는 임금을 모아 집을 구입할 수 있었고, 사람들은 이를 통해 부를 축적했습니다. 국가가 성장함에 따라 자신의 부도 증가 하니, 그들은 국가의 발전, 기업의 발전을 곧 자신의 발전으로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모두가 임금노동을 해야만 하는 노동사회. 이 노동사회의 폐해로 책은 세 가지를 얘기합니다.
첫번째는 배금주의로 '돈'이 최고다라는 사고가 팽배해진 사회를 말합니다. 가지고 있는 돈의 양에 따라 강자와 약자를 나누고, 돈과 관련 없는 관계는 믿을 수 없는 관계가 되어버리죠. 예전에 그런 기사들 본 적 있을 거에요. 어린 아이들이 본인이 살고 있는 아파트, 면적 등으로 서로의 계급을 나누고 차별한다는 기사말입니다. 대표적인 배금주의 현상이 아닐까 합니다.
두번째는 저임금 장시간 노동구조 입니다. 우리나라 노동시간이 OECD 국가 중 1위인 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일 거에요. 워라벨을 중시하는 젊은 세대는 그렇지 않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오래 일하는 것을 미덕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퇴근시간이 되면 땡 하고 일어나는 직장 동료를 안좋게 쳐다보는 사람도 많죠. 이렇게 장시간 노동을 하게 되는 사람들은 자유시간을 단편적으로만 사용하게 됩니다. 자유시간이 적으니 유튜브 쇼츠를 보고 하루가 끝나는 거에요. 친구를 만나서 논다거나, 읽고 싶은 책을 읽는다거나, 여행을 간다거나 이런 건 상상할 수 없는 것이죠.
세번째는 노동과 꿈이 분리된다는 것입니다. 노동력을 판매하는 것, 즉 임금노동자가 되는 것은 생계를 위해서 하는, 어쩔 수 없는 선택입니다. 고용되지 않으면 죽을 수도 있다는 두려움을 갖게 되고, 그 결과 기업이 원하는 노동자가 되기 위해 꿈을 포기하는 것이죠. 책에 이런 문장이 나옵니다. "임금노동자는 노동에 투입되는 에너지 뿐만 아니라 자기이상과 분리된 노동을 관리할 에너지를 끌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임금노동자는 소진된다" 하루 종일 꿈을 억누르고 노동을 하는 것도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3장은 우리가 출퇴근을 하면서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말합니다. 장시간 노동과 꿈과 괴리된 노동. 그리고 이를 알면서도 참아야 하는 상황.
이 문제를 해소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책은 뒤에서 대안을 이야기합니다. 그 대안은 아마도 자본주의 구조를 바꾸는 것이겠지요. 궁금하신 분들은 계속 지켜봐 주세요!
이상으로 3장 발제를 마치겠습니다.